"2차 대전 이후 돈 가장 많이 풀려…금융시장 '미니' 쇼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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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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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 중심지인 미국 월가는 요즘 인플레이션에 떨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9일(현지시간) 1만3299.74에 마감했는데 이는 올해 1월 초중순 레벨이다. 팬데믹 이후인 지난해 내내 지수가 수직으로 상승했던 것과는 다른 보합세 흐름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돈 풀기에 파티를 즐겼던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의 역습’이 현실화한 것이다.
불안한 시장이 이목을 집중하는 게 몇 가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언제쯤 돈줄을 조이기 시작할 것인가다. 이에 따라 증시는 고점 부담을 못 이기고 추락할 것인가.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상황까지 가져올 것인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재정을 지출한 건 처음입니다. 지금이 역사상 가장 많아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내년 여름이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어요.”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렇게 정리했다. 연준이 공개석상에서 인상 시기로 언급한 오는 2024년보다 훨씬 이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U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SG워버그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수십 년간 시장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특히 그는 UBS에서 수석경제고문으로 일했을 당시인 2006~2007년 연속 보고서를 통해 ‘민스키 모먼트(Minsky Moment·부채 확대에 기댄 경기 호황 후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나빠져 건전한 자산까지 팔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를 경고했고 이듬해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부채비율 최고치
-요즘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물가 상승률이 15% 안팎까지 올랐던) 1980년대 초 같은 초인플레이션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최근 10년, 15년과 비교하면 앞으로 물가는 확 뛸 것이다. 4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2%(전년 동월 대비)로 나왔다. 내년이면 5~6%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1970~1980년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다.
-팬데믹 이후 돈이 많이 풀렸다.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때 이렇게 정부 부채가 높았던 적이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전망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비율이 102%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재정 지출이 급증한 1945년(104%)과 1946년(106%) 이후 가장 높다.
-미국 통화량 증가 속도가 빠른데.
△그렇다. 요즘 미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25%(전년 대비) 안팎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M2 증가율은 21.95%→22.91%→23.27%→23.04%→23.78%→23.71%→24.29%→24.77%→25.75%→27.00%→24.24%로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3~5% 정도였다.) 달러화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풀리고 있다.
내년 중순께 연준 금리 인상 대비할 때
-연준의 긴축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잠시 정책 목표(2.00%)를 넘어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 연준의 기대와 달리 지속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내년 여름이면 인상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내년에만 최대 두 차례 올릴 수 있다. (실제 연준은 이날 FOMC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뉴욕 증시가 요즘 약세다.
△미국 증시는 다소 비싼 편이다. 다만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팬데믹 이후 회복하기 시작했고, 재정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많다. 달러화 공급 속도도 빠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리하려는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은 의회를 통과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올해는 증시가 강세 우위의 장을 이어갈 것이다. 애플 등 빅테크주 역시 마찬가지다.
-꾸준한 우상향을 점치는 건가.
△그렇지 않다. 6~18개월 후까지 정점을 찍은 후에는 고점 부담으로 매도세가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맞물려) 팬데믹 이후 큰 폭 오른 기술주 섹터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시장의 취약성은 도드라질 수 있다. 지금은 증시 강세장을 막는 걸림돌이 뚜렷하지는 않은데, 앞으로는 점차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로 진입할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식에 투자하라고 한다면, 조심할 것 같다.
-금융위기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10여년 전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조치들이 있었다. 대형은행들이 자기자본을 자산의 일정 부분 이상을 유지하도록 의무화한 규제 등이다.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를 막으려는 방편이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해서 10여년 전 같은 초대형 위기까지 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당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가, 집값 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고,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매도세가 일어난다면 국지적인 ‘미니 쇼크’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불안한 시장이 이목을 집중하는 게 몇 가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언제쯤 돈줄을 조이기 시작할 것인가다. 이에 따라 증시는 고점 부담을 못 이기고 추락할 것인가.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상황까지 가져올 것인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재정을 지출한 건 처음입니다. 지금이 역사상 가장 많아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내년 여름이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어요.”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렇게 정리했다. 연준이 공개석상에서 인상 시기로 언급한 오는 2024년보다 훨씬 이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U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SG워버그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수십 년간 시장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특히 그는 UBS에서 수석경제고문으로 일했을 당시인 2006~2007년 연속 보고서를 통해 ‘민스키 모먼트(Minsky Moment·부채 확대에 기댄 경기 호황 후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나빠져 건전한 자산까지 팔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를 경고했고 이듬해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부채비율 최고치
-요즘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물가 상승률이 15% 안팎까지 올랐던) 1980년대 초 같은 초인플레이션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최근 10년, 15년과 비교하면 앞으로 물가는 확 뛸 것이다. 4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2%(전년 동월 대비)로 나왔다. 내년이면 5~6%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1970~1980년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다.
-팬데믹 이후 돈이 많이 풀렸다.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때 이렇게 정부 부채가 높았던 적이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전망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비율이 102%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재정 지출이 급증한 1945년(104%)과 1946년(106%) 이후 가장 높다.
-미국 통화량 증가 속도가 빠른데.
△그렇다. 요즘 미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25%(전년 대비) 안팎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M2 증가율은 21.95%→22.91%→23.27%→23.04%→23.78%→23.71%→24.29%→24.77%→25.75%→27.00%→24.24%로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3~5% 정도였다.) 달러화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풀리고 있다.
내년 중순께 연준 금리 인상 대비할 때
-연준의 긴축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잠시 정책 목표(2.00%)를 넘어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 연준의 기대와 달리 지속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내년 여름이면 인상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내년에만 최대 두 차례 올릴 수 있다. (실제 연준은 이날 FOMC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뉴욕 증시가 요즘 약세다.
△미국 증시는 다소 비싼 편이다. 다만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팬데믹 이후 회복하기 시작했고, 재정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많다. 달러화 공급 속도도 빠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리하려는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은 의회를 통과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올해는 증시가 강세 우위의 장을 이어갈 것이다. 애플 등 빅테크주 역시 마찬가지다.
-꾸준한 우상향을 점치는 건가.
△그렇지 않다. 6~18개월 후까지 정점을 찍은 후에는 고점 부담으로 매도세가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맞물려) 팬데믹 이후 큰 폭 오른 기술주 섹터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시장의 취약성은 도드라질 수 있다. 지금은 증시 강세장을 막는 걸림돌이 뚜렷하지는 않은데, 앞으로는 점차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로 진입할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식에 투자하라고 한다면, 조심할 것 같다.
-금융위기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10여년 전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조치들이 있었다. 대형은행들이 자기자본을 자산의 일정 부분 이상을 유지하도록 의무화한 규제 등이다.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를 막으려는 방편이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해서 10여년 전 같은 초대형 위기까지 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당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가, 집값 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고,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매도세가 일어난다면 국지적인 ‘미니 쇼크’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