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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위험" 경고는 끝났다…각국, 가상화폐와 전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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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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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가상화폐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가상화폐가 투자자 사기의 도구로 자주 이용되고 가치 변동성 등에서 취약점이 드러나며 각국 정부 역시 가상화폐를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위험성 경고가 잇달아 나왔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촉발되기 직전인 지난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미 의회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SEC가 가상화폐거래소를 직접 규제하는 방안을 의회가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도 "(비트코인에)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경고하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보다 강력한 가상화폐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 소속 자금 세탁·탈세 담당 요원들은 최근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27개국의 공통된 가상화폐 시장 규제인 '디지털 자산 거래·발행 포괄적 규제(MiCA·Markets in Crypto-Assets)'를 2024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다음달 더 강력한 가상화폐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FATF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와 대체불가능한 코인(NFT)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가상화폐 거래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규제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지난 3월 발효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상화폐거래소의 신고 등록만 받고 있다. 가상화폐는 금융상품이나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투자상품처럼 보호될 수 없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르면 17일 발의할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 초안에 따르면 주식거래처럼 가상화폐 거래 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 시세를 조종하거나 거짓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유인하는 각종 불공정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가상화폐 거래소 등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현금 또는 가상화폐에 대한 출금 신청을 거부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이번에 일론 머스크의 발언 하나로 가상화페가 급등락을 보이며 취약성을 드러낸 것도 당국이 주의를 갖고 보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올 초부터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 언급을 하더니 회사를 통해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하고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랬던 그가 지난 4월 말 비트코인 일부를 팔아치운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돌연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를 들어 비트코인의 결제수단 사용을 중단했다.

최근 해커집단이 주요 인프라를 해킹한 뒤 이를 정상화하려면 가상화폐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가상화폐 랜섬웨어' 사건이 이어지는 상황도 각국의 강력한 규제를 촉발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지난 엿새간 운영이 중단됐던 미국 대형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커집단에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지불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상자산 투자가 과열 양상을 띠자 정부·여당도 이를 관리할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16일 고위당정청회의에서는 가상자산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됐다. 다만 가상자산의 특성상 기존 금융시장에 적용하던 시장 안정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면 외국 시장과의 형평성 문제가 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 소속의 한 의원은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노려 뛰어든 투자자를 정부가 제도로 보호해주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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