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위험 공포…'유동성 위기설' SVB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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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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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공포가 금융시장을 짓눌렀다. 가상자산 전문은행 실버게이트에 이어 스타트업 전문은행 SVB 파이낸셜까지 흔들리면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커졌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갑자기 폭락했다. 특히 거래 규모가 커진 가상자산을 시작으로 위기설이 감돌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와는 차원이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SVB 충격파에 3대지수 ‘털썩’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6% 하락한 3만2254.8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5% 내린 3918.32를 기록했다. ‘1차 지지선’으로 여겨진 3940선이 단박에 무너졌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05% 폭락한 1만1338.35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81% 내린 1826.59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오는 10일 나오는 지난달 고용보고서(비농업 신규 고용)를 기다리는 가운데 개장 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는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만1000건 증가한 21만1000건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만5000건)을 상회했다. 8주 만에 처음 20만건을 넘었다. 실업수당 신청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다는 뜻이다.
20만건 안팎 수치는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지만, 그나마 감소세는 일단 피했다는 점에서 증시는 다소 안도했다. 월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을 초래할 노동시장 과열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다우존스가 다우존스가 집계한 지난달 고용보고서의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는 22만5000개다. 만에 하나 올해 1월(신규 고용 51만7000개)처럼 과열 양상이 확연할 경우 위험 선호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 전략가는 “강력한 일자리 증가는 시장에 나쁜 소식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 속에 잠잠하던 증시가 갑자기 약세로 돌아선 것은 오후장 들어서다. 주로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둔 SVB 파이낸셜이 채권 판매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자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SVB 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모든 증권을 매각했고, 이런 탓에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의 역대급 금리 인상과 함께 채권 가치가 급락한데 따른 것이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은행들은 미국 국채를 포함해 많은 채권을 자산으로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대다수 은행들이 예금 인출을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있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일부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자칫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악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다. 그동안 월가는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을 두고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까지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지는 않는 기류가 역력했는데, 상황이 갑자기 바뀐 것이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실물경제가 빠르게 식을 가능성 역시 있다. 이에 SVB파이낸셜의 주가는 60.41% 폭락했다.
SVB 파이낸셜 충격은 특히 가상자산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재정난 탓에 청산을 선언한 직후 나온 소식이어서 공포가 더 컸다. 가상자산업계는 주요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위기감이 감돌았다. 실버게이트는 FTX,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제미니 등과 거래하며 가상자산을 달러화 혹은 유로화 등으로 바꿔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큰 손’ FTX가 붕괴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고, 결국 뱅크런 사태를 겪으며 청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실버게이트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42.16% 폭락했다.
대형 금융주까지 줄줄이 폭락
가상자산 충격파는 JP모건체이스(-5.41%), 뱅크오브아메리카(-6.20%), 웰스파고(-6.18%), 씨티그룹(-4.07%) 등 초대형 은행들까지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은행주들이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폭 떨어졌다”고 전했다. 월가는 당분간 가상자산에서 촉발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큰 폭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다. 공격적인 긴축이 자칫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868%까지 급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20bp 이상 떨어진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94%까지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05.15까지 떨어졌다.
연준의 이번달 빅스텝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5.00~5.25%로 50bp 인상할 확률을 64.6%로 보고 있다. 이는 추가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이날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한 추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버게이트 사태를 거론하면서 “대차대조표의 일부를 가상자산 예금으로 채우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청산 우려는 심각하다”며 “은행들은 가상자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1% 상승했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2%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3% 떨어진 배럴당 75.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VB 충격파에 3대지수 ‘털썩’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6% 하락한 3만2254.8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5% 내린 3918.32를 기록했다. ‘1차 지지선’으로 여겨진 3940선이 단박에 무너졌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05% 폭락한 1만1338.35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81% 내린 1826.59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오는 10일 나오는 지난달 고용보고서(비농업 신규 고용)를 기다리는 가운데 개장 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는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만1000건 증가한 21만1000건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만5000건)을 상회했다. 8주 만에 처음 20만건을 넘었다. 실업수당 신청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다는 뜻이다.
20만건 안팎 수치는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지만, 그나마 감소세는 일단 피했다는 점에서 증시는 다소 안도했다. 월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을 초래할 노동시장 과열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다우존스가 다우존스가 집계한 지난달 고용보고서의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는 22만5000개다. 만에 하나 올해 1월(신규 고용 51만7000개)처럼 과열 양상이 확연할 경우 위험 선호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 전략가는 “강력한 일자리 증가는 시장에 나쁜 소식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 속에 잠잠하던 증시가 갑자기 약세로 돌아선 것은 오후장 들어서다. 주로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둔 SVB 파이낸셜이 채권 판매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자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SVB 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모든 증권을 매각했고, 이런 탓에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의 역대급 금리 인상과 함께 채권 가치가 급락한데 따른 것이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은행들은 미국 국채를 포함해 많은 채권을 자산으로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대다수 은행들이 예금 인출을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있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일부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자칫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악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다. 그동안 월가는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을 두고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까지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지는 않는 기류가 역력했는데, 상황이 갑자기 바뀐 것이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실물경제가 빠르게 식을 가능성 역시 있다. 이에 SVB파이낸셜의 주가는 60.41% 폭락했다.
SVB 파이낸셜 충격은 특히 가상자산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재정난 탓에 청산을 선언한 직후 나온 소식이어서 공포가 더 컸다. 가상자산업계는 주요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위기감이 감돌았다. 실버게이트는 FTX,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제미니 등과 거래하며 가상자산을 달러화 혹은 유로화 등으로 바꿔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큰 손’ FTX가 붕괴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고, 결국 뱅크런 사태를 겪으며 청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실버게이트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42.16% 폭락했다.
대형 금융주까지 줄줄이 폭락
가상자산 충격파는 JP모건체이스(-5.41%), 뱅크오브아메리카(-6.20%), 웰스파고(-6.18%), 씨티그룹(-4.07%) 등 초대형 은행들까지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은행주들이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폭 떨어졌다”고 전했다. 월가는 당분간 가상자산에서 촉발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큰 폭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다. 공격적인 긴축이 자칫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868%까지 급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20bp 이상 떨어진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94%까지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05.15까지 떨어졌다.
연준의 이번달 빅스텝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5.00~5.25%로 50bp 인상할 확률을 64.6%로 보고 있다. 이는 추가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이날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한 추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버게이트 사태를 거론하면서 “대차대조표의 일부를 가상자산 예금으로 채우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청산 우려는 심각하다”며 “은행들은 가상자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1% 상승했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2%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3% 떨어진 배럴당 75.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