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업發 인플레 압력 크다"…정책 실기론 부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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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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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업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한 톤으로 지적했다. 기업들이 주요 자재를 제때 조달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 판매가에 이를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경기는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동시에 내놓았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폭등) 징후라는 분석이 많아졌다. 연준은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천명하고 있지만, 고용 침체에 발목 잡혀 연준이 긴축 딜레마에 빠졌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연준 “기업들 임금 인상 빈번해져”
연준은 8일(현지시간) ‘베이지북’으로 불리는 경기동향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으며 (구인난에 대처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7~8월 12개 연방준비은행 지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보고서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플레이션 우려다. 연준은 “기업들은 상품 판매가를 크게 올렸음에도 주요 자재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몇몇 지역의 기업들은 몇 달 안에 판매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자재 부족 현상 탓에 생산 비용 증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많은 지역에서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치폴레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가격 인상 대열에 들어선 상태다.
연준은 또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역시 거론했다. 연준은 “고용주들은 기존 직원을 유지하고 새 직원을 뽑기 위해 임금 인상을 더 빈번하게 하고 보너스를 주고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통계로 나와 있는 현상이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지난 7월 기업 채용 공고는 1093만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팩트셋이 내놓은 예상치(990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7월 전체 노동력에 대한 채용공고율은 6.9%까지 올랐다. 전월(6.5%)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기업들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공급망 교란과 자원 부족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약간 둔화했다”며 “경제 활동이 감소한 것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외식, 여행 등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월가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연준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 셈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정책 딜레마
관심이 모아지는 건 연준의 추후 통화정책방향이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세인트로렌스대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의 개선이 이어진다면 올해 말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연내 테이퍼링 언급과 같은 톤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FOMC 당연직 위원이다.
그는 “(테이퍼링에 돌입하기 위한) 인플레이션의 조건은 분명히 충족됐다”면서도 “연준의 최대 고용 목표를 위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달성하려면 노동시장에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언급은 경기 둔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테이퍼링의 첫 발은 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연준 내부는 조금씩 매파(통화 긴축 선호)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내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조금씩 엄습할 정도로 연준이 정책을 실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경기가 둔화할 경우 연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공급망 교란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고 있다”며 “연준은 연말까지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언은 그동안 연준의 정책 실기론을 계속 지적했던 인사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폭등) 징후라는 분석이 많아졌다. 연준은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천명하고 있지만, 고용 침체에 발목 잡혀 연준이 긴축 딜레마에 빠졌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연준 “기업들 임금 인상 빈번해져”
연준은 8일(현지시간) ‘베이지북’으로 불리는 경기동향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으며 (구인난에 대처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7~8월 12개 연방준비은행 지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보고서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플레이션 우려다. 연준은 “기업들은 상품 판매가를 크게 올렸음에도 주요 자재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몇몇 지역의 기업들은 몇 달 안에 판매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자재 부족 현상 탓에 생산 비용 증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많은 지역에서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치폴레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가격 인상 대열에 들어선 상태다.
연준은 또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역시 거론했다. 연준은 “고용주들은 기존 직원을 유지하고 새 직원을 뽑기 위해 임금 인상을 더 빈번하게 하고 보너스를 주고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통계로 나와 있는 현상이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지난 7월 기업 채용 공고는 1093만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팩트셋이 내놓은 예상치(990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7월 전체 노동력에 대한 채용공고율은 6.9%까지 올랐다. 전월(6.5%)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기업들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공급망 교란과 자원 부족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약간 둔화했다”며 “경제 활동이 감소한 것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외식, 여행 등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월가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연준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 셈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정책 딜레마
관심이 모아지는 건 연준의 추후 통화정책방향이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세인트로렌스대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의 개선이 이어진다면 올해 말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연내 테이퍼링 언급과 같은 톤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FOMC 당연직 위원이다.
그는 “(테이퍼링에 돌입하기 위한) 인플레이션의 조건은 분명히 충족됐다”면서도 “연준의 최대 고용 목표를 위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달성하려면 노동시장에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언급은 경기 둔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테이퍼링의 첫 발은 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연준 내부는 조금씩 매파(통화 긴축 선호)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내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조금씩 엄습할 정도로 연준이 정책을 실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경기가 둔화할 경우 연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공급망 교란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고 있다”며 “연준은 연말까지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언은 그동안 연준의 정책 실기론을 계속 지적했던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