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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설' 심상찮다…공포 떠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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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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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기가 절정에 달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긴축 우려까지 겹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절정’

1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9% 하락한 3만4566.1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9% 내린 4401.62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0.23포인트 소폭 하락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4.39% 오른 28.56을 기록했다. 30선에 근접하며 투심이 악화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뉴욕 증시는 장중 내내 약세 기류가 강한 가운데 소폭 오르락내리락 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뉴스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이번주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인 한 주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에 있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2월 16일’을 러시아의 D데이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6일이 공격의 날이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공격이 이어지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설은 시장을 억누를 가능성이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東進)은 전쟁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의지를 꺾지 않은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선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2월 개헌을 통해 나토 가입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전운은 더 고조되는 기류다. 러시아가 서방 진영에 요구하는 안전 보장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같은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받지 말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를 두고 서방 진영과 러시아가 물러서지 않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 그만큼 전쟁 가능성은 커진다.

미국 정부는 이날 키예프에 위치한 대사관을 폐쇄하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르비브로 이전하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미국인들은 즉각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눈앞

가장 격하게 반응한 곳은 원유시장이다.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9월 초 이후 7년5개월여 만에 가장 높다. 장중 95.82달러까지 치솟으며 96달러대까지 넘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96달러를 돌파했다. 장중에는 97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서방 진영을 상대로 공급을 막을 경우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 시장은 배럴당 100달러 시대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현실화→에너지 대란발(發) 유가 폭등→인플레이션 가속화→각국 중앙은행 긴축 전환 고조→자산가격 조정 가속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재 중의 악재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우크라이나 위험에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69% 하락한 7531.59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0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27%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18% 내렸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번 전쟁을 두고 ‘유럽 대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전장이 유럽이라는 의미에서다. 그만큼 유럽장의 타격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의 긴축 우려 역시 여전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 만나 “인플레이션 상승에 놀랐다”며 오는 7월까지 기준금리를 1.00%포인트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당초 계획보다 긴축을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단스케뱅크 자산운용의 라스 스코브가드 안데르센 선임투자전략가는 “(금융시장은) 지금 인플레이션 문제와 러시아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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