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처럼 흔들리는 국채"…치솟는 금리에 투심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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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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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2거래일째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닫는 채권시장 불안 속에 주식 투자 심리가 가라앉았다. 올해 3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 밖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만연한 물가 공포가 이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심상치 않은 채권시장 불안감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0% 하락한 3만333.5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0% 내린 3665.78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1% 내린 1만614.84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이번주 들어 깜짝 실적 행진을 등에 업고 2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그 이후 물가 공포에 다시 2거래일째 떨어졌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24% 내린 1704.39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갈수록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오후장 들어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 반전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39%까지 뛰었다(국채가격 하락). 2008년 이후 찾아볼 수 14년 만에 가장 높은 레벨이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623%까지 상승했다. 2년물 금리가 4.6%를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없었다. 뉴욕채권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린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 공포가 큰 탓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오전만 해도 4%대였던 10년물 금리가 4.2%를 훌쩍 넘을 것을 보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상승 속도”라며 “시장은 더 공격적인 연준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거시전략책임자는 “적정한 10년물 금리 수준은 4%”라며 “10년물 국채가 밈 주식처럼 움직이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4.50~4.75%까지 올릴 확률을 75.0%로 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5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에는 5.00~5.25%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비중이 가장 높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최종금리를 최소 5% 정도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근래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저지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진전이 실망스럽다”며 “당분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금리는 4%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하커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로켓처럼 치솟았다가 깃털처럼 내려온다”며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탄탄한 것도 긴축 우려를 키우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23만건)보다 낮았다.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은 강한 셈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보다 높은 상황이다.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워낙 큰 만큼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는 않는 기류다. 전날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공개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6.65% 폭락했다. 애플(-0.33%), 마이크로소프트(-0.14%), 메타(페이스북 모회사·-1.28%) 등 빅테크주도 하락했다.
쿤티고의 크리스토프 숀 디렉터는 “주식과 채권이 이렇게 오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함께 하락할 때는 통상 몇 주 이상 지속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장기국채가 밈처럼 움직여”
연준의 공격 긴축에 미국 주택시장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1.5% 감소한 471만건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9월 이후 최소치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폭등하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이날 전격 사임 소식을 발표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보수당으로부터 선출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이후 불과 44일 만이다. 그 이후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6% 상승했다.
월가가 근래 부쩍 주목하는 엔화 가치는 또 하락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0.28엔까지 치솟으며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달러화와 비교한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일본 당국은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나홀로 통화 완화에 나서는 일본의 엔화를 매도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50% 오른 배럴당 85.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이후 가장 높다.
유가가 오른 것은 중국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의 격리 기준을 기존 최소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 활동이 살아나면 원유 수요 역시 뛸 수 있다.
심상치 않은 채권시장 불안감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0% 하락한 3만333.5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0% 내린 3665.78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1% 내린 1만614.84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이번주 들어 깜짝 실적 행진을 등에 업고 2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그 이후 물가 공포에 다시 2거래일째 떨어졌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24% 내린 1704.39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갈수록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오후장 들어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 반전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39%까지 뛰었다(국채가격 하락). 2008년 이후 찾아볼 수 14년 만에 가장 높은 레벨이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623%까지 상승했다. 2년물 금리가 4.6%를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없었다. 뉴욕채권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린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 공포가 큰 탓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오전만 해도 4%대였던 10년물 금리가 4.2%를 훌쩍 넘을 것을 보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상승 속도”라며 “시장은 더 공격적인 연준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거시전략책임자는 “적정한 10년물 금리 수준은 4%”라며 “10년물 국채가 밈 주식처럼 움직이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4.50~4.75%까지 올릴 확률을 75.0%로 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5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에는 5.00~5.25%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비중이 가장 높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최종금리를 최소 5% 정도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근래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저지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진전이 실망스럽다”며 “당분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금리는 4%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하커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로켓처럼 치솟았다가 깃털처럼 내려온다”며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탄탄한 것도 긴축 우려를 키우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23만건)보다 낮았다.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은 강한 셈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보다 높은 상황이다.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워낙 큰 만큼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는 않는 기류다. 전날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공개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6.65% 폭락했다. 애플(-0.33%), 마이크로소프트(-0.14%), 메타(페이스북 모회사·-1.28%) 등 빅테크주도 하락했다.
쿤티고의 크리스토프 숀 디렉터는 “주식과 채권이 이렇게 오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함께 하락할 때는 통상 몇 주 이상 지속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장기국채가 밈처럼 움직여”
연준의 공격 긴축에 미국 주택시장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1.5% 감소한 471만건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9월 이후 최소치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폭등하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이날 전격 사임 소식을 발표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보수당으로부터 선출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이후 불과 44일 만이다. 그 이후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6% 상승했다.
월가가 근래 부쩍 주목하는 엔화 가치는 또 하락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0.28엔까지 치솟으며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달러화와 비교한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일본 당국은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나홀로 통화 완화에 나서는 일본의 엔화를 매도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50% 오른 배럴당 85.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이후 가장 높다.
유가가 오른 것은 중국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의 격리 기준을 기존 최소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 활동이 살아나면 원유 수요 역시 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