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공포에 시장 '출렁'…금리 역전 속 유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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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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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독립기념일 연휴 직후 첫거래일 들어 경기 침체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였다.
‘침체 전조’ 장단기 금리 또 역전
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독립기념일 연휴 직후인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2% 하락한 3만967.82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6% 오른 3831.3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5% 오른 1만1322.2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79% 뛰었다.
3대 지수는 이날 장 초반부터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국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는 기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CNBC에 나와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둔화를 야기하는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뉴욕채권시장부터 출렁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10bp(1bp=0.01%포인트) 이상 폭락한 2.780%까지 급락했다(채권가격 상승). 미국 장기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지자, 초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의 낙폭은 훨씬 작았다는 점이다. 이에 이날 오후 장중 2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까지 발생했다.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이날 2.776~2.965%, 2.780~2.978%에서 각각 움직였다. 금리 역전은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월가가 금리 역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특유의 경기 예측력 때문이다.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예컨대 10년 후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장기금리가 낮아진다면, 그 차이는 좁혀질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시장은 이를 두고 ‘커브가 눕는다’고 한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만기 기간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채권수익률의 변동을 선으로 그은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좁혀지면 곡선은 편평한 형태(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를 띠는데, 이를 눕는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일드커브는 가파른 형태(커브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를 보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만큼 변수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NBC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또다시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깜빡이가 켜졌다”고 전했다. 연준이 공격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2년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공포 더 큰 유럽, 각국 증시 폭락
다만 이날 장중 금리 급락을 등에 업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는 살아났고, 나스닥 지수는 반등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1.89% 뛴 141.56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1.26%), 아마존(3.60%), 알파벳(구글 모회사·4.41%), 테슬라(2.55%) 등 역시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랠리라는 관측이 많다. 장기화하는 약세장 와중에 일시적으로 반등했다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86% 내린 7025.47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91% 하락한 1만2401.2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68% 내린 5794.96을 각각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68% 하락한 3359.83에 장을 마쳤다.
러시아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공포가 더하다. 이날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게 그 방증이다. 도미니크 버닝 HSBC 유럽사무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나라들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며 “유로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에퀴티 캐피털의 데이비드 매든 분석가는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뛰고 성장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도 흔들렸다. 국제유가는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24% 폭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 11일 이후 거의 2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 초반대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재진행형임에도 국제유가가 갑자기 폭락한 것은 경기 침체 공포가 그만큼 커서다. 침체가 닥치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침체 전조’ 장단기 금리 또 역전
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독립기념일 연휴 직후인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2% 하락한 3만967.82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6% 오른 3831.3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5% 오른 1만1322.2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79% 뛰었다.
3대 지수는 이날 장 초반부터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국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는 기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CNBC에 나와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둔화를 야기하는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뉴욕채권시장부터 출렁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10bp(1bp=0.01%포인트) 이상 폭락한 2.780%까지 급락했다(채권가격 상승). 미국 장기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지자, 초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의 낙폭은 훨씬 작았다는 점이다. 이에 이날 오후 장중 2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까지 발생했다.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이날 2.776~2.965%, 2.780~2.978%에서 각각 움직였다. 금리 역전은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월가가 금리 역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특유의 경기 예측력 때문이다.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예컨대 10년 후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장기금리가 낮아진다면, 그 차이는 좁혀질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시장은 이를 두고 ‘커브가 눕는다’고 한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만기 기간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채권수익률의 변동을 선으로 그은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좁혀지면 곡선은 편평한 형태(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를 띠는데, 이를 눕는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일드커브는 가파른 형태(커브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를 보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만큼 변수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NBC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또다시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깜빡이가 켜졌다”고 전했다. 연준이 공격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2년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공포 더 큰 유럽, 각국 증시 폭락
다만 이날 장중 금리 급락을 등에 업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는 살아났고, 나스닥 지수는 반등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1.89% 뛴 141.56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1.26%), 아마존(3.60%), 알파벳(구글 모회사·4.41%), 테슬라(2.55%) 등 역시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랠리라는 관측이 많다. 장기화하는 약세장 와중에 일시적으로 반등했다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86% 내린 7025.47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91% 하락한 1만2401.2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68% 내린 5794.96을 각각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68% 하락한 3359.83에 장을 마쳤다.
러시아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공포가 더하다. 이날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게 그 방증이다. 도미니크 버닝 HSBC 유럽사무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나라들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며 “유로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에퀴티 캐피털의 데이비드 매든 분석가는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뛰고 성장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도 흔들렸다. 국제유가는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24% 폭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 11일 이후 거의 2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 초반대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재진행형임에도 국제유가가 갑자기 폭락한 것은 경기 침체 공포가 그만큼 커서다. 침체가 닥치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